영화/별5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뚝배기92 2010. 4. 8. 23:26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독일, 스페인,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 126 분 | 개봉 2006-11-02

감독 켄 로치

출연 킬리언 머피 (데이미언(동생) 역), 패드레익 딜레이니 (테디(형) 역),

리암 커닝엄 (댄 역), 제랄드 키어니 (도나차 역), 윌리엄 루에인 (고갠 역)

 

 

‘무엇에 반대하기는 쉽지만,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어렵다’

 

1920년대 아일랜드, 영국의 식민지다.

데이미언은 런던의 병원에 일자리를 얻어 영국으로 떠나려고한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데이미언에게 영국에서의 편한한 의사생활을 허락하지 않는다. 영국군의 탄압으로 친구가 죽게되자, 데이미언은 메스대신, 총을 들게된다.

데이미언은 그의 형인 테디가 이끄는 IRA (Irish Republican Army 아일랜드공화군)에서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투쟁한다.

투쟁의 과정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크리스의 밀고로 형이 잡혔다가, 간신히 탈출하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조직(IRA)은 데이미언에게 크리스를 처형하라고 명령한다.

“꼬마 때부터 녀석을 알고 지냈는데, 조국이란 게 이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는 거겠죠.”

 

“이제 돌이킬 수 없어…”

크리스를 처형한 후 데이미언은 연인 시네이드와 함께 더욱 투쟁에 몰입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염원하던 영국과의 평화조약이 체결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리고 영화는 진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조약이 아일랜드의 반쪽만 자치를 허용한다는 것임을 알게 되면서 아일랜드의 독립운동단체들은 혼란에 휩싸인다. 우선 조약을 받아들이고,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자고 주장하는 형 테디와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다시 투쟁을 시작하자고 하는 데이미언.

 

형 테디는 현실적이다. 실용적인 결정을 중요시하는 그에게 영국과의 평화조약은 간신히 얻어 낸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아일랜드는 영원히 영국의 속국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는 평화조약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에게 큰 힘이 됐던 사랑하는 동생 데이미언이 그에게 반대하고 나섰다.

 

동생 데이미언은 이상적이다. 그에게 있어 조국의 완전한 자유와 독립은 타협될 수 없는 단 하나의 목표이다. 영국이 제시한 평화조약은 아일랜드를 분열시키려는 비열한 술수일 뿐이다. 그는 더 나은 아일랜드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걸었다. 그는 영국과의 평화조약을 받아들이자는 형 테디를 이해하지만, 그에게 동의할 수는 없다.

 

영화 속에서 데이미언의 동료인 댄은 ‘무엇에 반대하기는 쉽지만,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어렵다’ 라는 말을 한다. 독립운동을 위해 싸워온 데이미언과 테디는 영국이라는 목표물에만 전념해 왔다. 그들은 정작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것이 그들의 비극의 시작이었다.

 

일제식민지와 분단과 전쟁의 격동의 역사를 가진 우리에게, 이 영화는 남이야기 같지가 않다. 또한, 민주화와 통일을 위한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기에 캔 로치가 던지는 질문도 현실에 대한 물음이다.

 

나는 데이미언의 입장에 가깝다. 그래서 이바닥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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